말씀묵상

[2020. 4. 26. 부활 제3주일] 말씀묵상 -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부활대축일이 지나면 교우들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신부님, 우리 공동체는 어디로 엠마우스 가요?”


사순시기, 성주간, 부활대축일을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니, 어느 곳으로 야유회를 갑니까?라는 의미로 질문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제주는 유채꽃, 벚꽃, 청보리, 고사리 등 우리를 환영하는 피조물들이 많아서 야외로 나가는 것이  엠마우스’라는 명칭을 부활대축일 야유회 공식 명칭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활팔일축제 수요일과 부활 제3주일의 복음(루카 24, 13-35)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를 묵상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다른 의미로 엠마우스를 해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모든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 상실감에 빠져버린 제자 두 명이 고향으로 가던 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은 고향, 가족, 직업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분의 죽음을 접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걸었던 그분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슬처럼 사라진 것입니다. 그 죽음은 제자들을 허탈과 절망에 빠지게 하고 삶의 방향과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합니다. 그들은 실의에 빠져 쓸쓸하게 고향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60 스타디온(30, 12Km) 거리에 있는 엠마오 가던 중에 제자들과 함께 동행을 합니다. 그리고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당신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면서 그들의 마음을 다시 불타오르게 합니다그리고 제자들은 날이 저물어 숙소에 도착할 즈음에 예수님께서 떠나시려 하자 함께 식사를 하자고 간청을 합니다. 그들은 한 끼 저녁식사를 생각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시간을 통하여 그들의 영적인 눈을 열어주시고 부활하신 당신을 알아보게 합니다. 말씀으로 영혼들을 가르치시고, 성체성사로 당신을 체험하게 합니다. 이 때 제자들은 눈이 열려주님을 알아보게 되는데, 눈이 열린 것은 주님께서 그들의 눈을 열어주셨다는 의미입니다.

 

상실감에 빠져 있는 제자들의 마음을 다시 불태워 준 드라마 엠마우스이야기는 말씀과 성체성사로 이루어진 미사성제입니다.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대단한 기적일까요? 주위의 많은 이들이 희망을 찾을 수 없을 때 포기하는 것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인생에 있어서 포기()는 당신의 언어가 아님을 증명해 줍니다.

 

여러분 포기하지 마십시오. 좌절하지 마십시오. 그런 마음이 들때는 망설이지 말고 발길을 돌리십시오. 그 때 주님은 여러분과 동행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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