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20. 9. 30, 한가위] 희망의 피로감과 견뎌야 할 무게

0 10,601 2020.09.30 10:31

희망의 피로감과 견뎌야 할 무게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이유로 견뎌야 할 무게가 많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부문제, 자녀문제, 가족문제 등이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행복할 것 같은데라고 희망해 봅니다. 그러나 이 희망이 성취되면 사회문제, 경제문제, 인간관계 등의 문제가 우리 앞에서 행복을 가로막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희망을 하지만 희망의 피로감을 느낍니다.

 

희망의 피로감은 실패와 좌절에서 오는 절망감에서 생겨납니다. 특히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며 십자가에서 절규로 희망의 피로감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 희망의 피로감 속에서 새 희망을 발견합니다. “저의 뜻대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약한 존재인 자신을 아버지께 의탁합니다. 나약함의 인정은 곧 아버지의 보호를 받도록 초대를 받습니다.

 

2020년 유난히 힘든 시기입니다. 우리는 희망의 피로감에 짓눌려 포기라는 말이 너무 자연스러울 정도로 지쳐있습니다. 그러나 길이 없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닐 것입니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길이 안 보일 뿐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그 길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처럼 나약함을 인정할 때 하느님의 방법으로 주어집니다.

 

한가위 연휴는 희망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그려 보는 기회의 시간입니다. 쉼은 그런 기회를 주는 은총입니다. 이 은총의 시간에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아멘.

 

김석주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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